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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센터는 왜 항상 사람이 모자른가?

아빠일손 만능박사 2023. 9. 13. 11:09

내 경력의 대부분은 관리직이었다.
군대 전역 후 첫직장이었던 대기업 택배사업에서도 나는 관리직이었지 현장직은 아니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관리직으로 보냈다. 하지만 나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럴 것이다. “너는 관리직이 아닌 것 같다”
맞는 말이다. 나는 정확하게는 현장과 관리 사이에서 일했다. 관리직에 있더라도 현장에 붙어서 일을 했다.

세탁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다.
나는 출근을 해도 공장으로 출근했고, 퇴근을 해도 공장으로 퇴근했다.
그렇게 공장으로 출퇴근을 하다보니 공장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저건 이야기를 했다.
매번 불만이라고만 보기에 어려운 것이 문제 해결과 더 나은 생산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대단해 보이지만 예를 들어 쓰레기통을 더 비치하자! 이런 수준이었다)

의류 물류센터장 역할을 했던 적도 있다.
작업자들에게 업무를 할당하고, 입고와 주문처리를 위해서 일년여를 동고동락했다. (관리 업무는 당연히 하면서)

이렇게 나는 현장과 관리의 중간에서 일했다. 이렇게 일한 것이 1-2년도 아니고 내 경력 전반에 걸쳐서 그렇게 일해왔다.
그러다가 문득 오늘 아침에 “물류센터는 왜 항상 사람이 모자른가?”에 대해서 의문이 생겼고 그것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현장과 관리의 중간에서만 인식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1.주문들은 마감시간에 몰린다, 그래서 주문 처리 시간이 부족해 진다.
물류센터는 태생이 ‘을’이다.
물품을 가진 소위 ‘화주사’라는 고객사가 있어야지만 물류센터의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런 고객사들은 공통으로 원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주문을 출고 마감 시간 직전까지 받는 것”이다.
주문을 마감 직전까지 받는다는 것은 게다가 이러한 고객사가 단순하게 한두개 업체가 아니기 때문에
주문 처리를 위한 피킹, 패킹 시간이 절대적으로 모자르다는 것이다. 피킹/패킹 시간도 모자른데 다수의 고객사가 주문까지 몰아서 처리해주기를 원한다.
물론 물류센터는 영업팀에게 고객사의 주문을 분할해 주기를 요청한다. 가능한 곳도 있고, 가능하지 않은 곳도 있다.
물류센터는 ‘을’이기 때문에 영업팀에서 잘해주기를 고객사에서 주문을 분할해 주기를 원하지만 안되는 경우가 많다.
결국 피킹/패킹 시간에 주문을 몰아서 처리할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2. 인력 재배치는 어렵다. 단기 근로자를 구하는 건 더 어렵다.
몰린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거나, 해당 시간에 인력을 더 투입해야 한다.
인력을 시간대를 나누어 채용하거나, 피킹/패킹 시간대에 아르바이트직을 넣어야 한다.
하지만 하루에 두세시간하는 아르바이트는 구하기도 어렵고 물류센터가 도심 외곽에 있는 경우에는 그런 아르바이트를 찾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력을 시간대로 나누려고 하면 누구는 일찍 출근해야 하고, 누구는 늦게 퇴근해야 하기 때문에 반발이 심하다. 어렵다.
큰 마음을 먹고 물류 장비와 설비를 들인다. 하지만 이것도 한계가 있다. 장비는 운용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주문은 계절성을 띈다.
주말 주문들이 월요일에 몰려서 월요일 주문이 항상 많다. 입고 업무는 전적으로 고객사의 선택에 따른다.
물류 업무가 들쑥날쑥하다.
그렇기 때문에 평균 작업량에 맞춰서 인력을 채용해 놓지만 이는 현장에서 인력 부족에 대한 요구만 늘어나게 된다.
인력 여유가 있는 날도 있는 것 아니냐?하고 반문할 수 있겠지만 현장은 그런 경우 인력을 줄여달라는 요구를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빡센날이 있기 때문에 여유있는 날이라고 현장은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서 물류센터는 항상 인력이 부족하다.


그러면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 사람이 하는 일 중에 가장 쉬운 일을 로봇에게 위탁해야 한다.
로봇 비싼데 괜찮을까? 2023년 현재의 로봇은 채용보다 저렴하다.
유지보수가 필요하지만 퇴직금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회계 처리상 더 유리하다.
로봇 세팅하는데 시간 오래 걸리고, 작업자들이 로봇 운용을 배우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닌가?
안걸리는 로봇 업체를 찾으면 된다.

로봇이 막연하게 사람의 일자리를 뺐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니다.
로봇은 사람 채용이 어려운 시간대에 투입을 원칙으로 하면 된다. 그 시간대는 원래 사람 채용이 안되기 때문이다.
로봇은 하루에 2-3시간만 사용해도 물류센터에게 이익이다.
작업자들도 사용해 보면 편하다고 느낄 것이다.

장기 계약해야하고 비싸서 쓸모가 많이 없다고 느껴지면
중도 계약 해지가 가능한 업체를 찾으면 된다.

정리하면
1. 인건비보다 저렴한 로봇
2. 세팅시간이 길지 않고, 운용하기에 어렵지 않은 로봇
3. 작업자와 함께 일하는 로봇
4. 작업자에게 힘든 작업을 대신해 주는 로봇
5. 계약 해지가 가능한 로봇

이런 물류 로봇을 서비스해주는 회사를 찾아서 계약하면 된다.

물류 로봇을 통해서 물류센터에 부족한 작업인력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